겨울은 원래 춥고, 봄/가을은 옷에 비해 날씨가 서늘해서 춥고, 여름은 에어컨을 너무 틀어서 춥고. 사시사철 떨고 있는 나. 70도쯤에서 가장 쾌적함을 느끼는 사람들만 모아놓은 따뜻한 섬나라에서 살고프다.
극도 비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민소매 티 같은 걸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참 용감하다 싶었는데 요즘 그네들이나 맨 얼굴로 다니는 나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한국에선 이러고 다니면 욕 먹을까. 이젠 화장을 해도 푸석푸석하고 까매서 다들 관리 좀 하라고 하는데.
며칠 전에 어떤 자매가 가구를 보러 집에 왔는데 언니는 교포고 동생은 한국에서 갓 도착했다 하였다. 도저히 자매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 때깔이 달라서 엄마가 그걸 보시고는 ‘얘를 더 늦기 전에 얼른 데려가야 겠다’고 생각하셨다 한다.
여기서 사는 게 훨씬 스트레스도 적고 사람에 덜 치여 사는데도 어쩐지 더 고생하면서 사는 것 같은 얼굴이 되는 이유가 뭘까. 자외선?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여러 사람의 기를 받기 때문에 어쩌면 더 젊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종이 접기
색종이를 곱게 접어서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고
알록달록 오색실 꼬리 달아 비행기를 만들자
—> 가사에 모순이 있다. 물감으로 색칠할 거면 뭐하러 색종이를 쓰나. 6년간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단 한번도 색종이 위에 물감으로 색칠을 해 본 기억이 없다. 무늬라도 그려 넣으려면 접기 전에 그리는 게 더 편하다.
요즘에는 소리와 영상이 언제나 귀와 눈을 막고 있어서 일부러 글을 쓰지 않으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흘러보내는 동안 그것을 틈틈이 정리한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결국 생각은 말이나 글로 표현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할 때의 ‘간절한 바람’은 기도나 순간적인 욕망과는 달리 장기적이고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작용하는 힘이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말과 행동을 바꾸고 더 나아가 습관을 구축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반드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Think before you wish라는 말이 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게 아니라 원하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 그것이 진정으로 좋은 것일지를 더 고민해 봐야 한다.
습관이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결정한다고 하던데 밥을 먹고 아침 저녁으로 세수 양치질을 하는 것 외에 매일 반복하는 일 중 내 자신을 위해 유익한 게 과연 몇 가지나 되는지 반성해 보았다. 그리고 그 중 지금의 내가 아니라 몇 년 후의 나를 위한 게 얼마나 되는지도… 1년 동안 한 일만 생각하면 괜찮게 느껴지던 내 인생이 매일을 돌아보니 참 부끄럽구나.
인터넷과 컴퓨터가 없는 세상에서 시간은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오늘 아마존에서 뭘 좀 찾다가 몇 주 전 한국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미국에서 산 햇수가 늘어날 수록 한국은, 정확히 말하면 서울은, 내게 신기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백화점엔 예쁜 옷과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가득가득,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모두 분주하기 이를 데 없고, 10미터마다 동화처럼 예쁜 까페가 우후죽순, 길거리에는 연예인처럼 꾸민 사람들이 발에 채이고, 대형 서점엔 책이 미스코리아마냥 죄다 허리에 띠를 달고 눈을 유혹하고 있고… 이게 어디 청년 실업 30만명이 넘는 불황의 모습이냔 말이다. 그에 비하면 미국은 참 멋대가리 없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오프라인 서점은 없는 책 투성이, 고급 백화점은 대목이 아니면 한산하기 짝이 없고, 그나마 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은 곳은 반 이상이 관광객. 미국에 갓 도착했을 때 이상해 보이던 것이 정상으로 느껴지면서 한국이 한없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두렵다.
모니터가 벽을 향하고 있는 문 앞 자리 vs. 벽이 복도를 향한 구석진 자리. 컴퓨터로 놀기만 하는 사람은 전자가 좋을 것이고 일만 하는 사람은 후자가 좋겠지. 일하면서 틈틈이 노는 사람들에게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사무실의 자리의 딜레마.
지난 몇 년 사이 해피캠퍼스에 쌓인 현금이 몇십만원. 대학교 4학년 땐가 이런 싸이트가 있다는 걸 알고 재미삼아 갖고 있던 과제물 몇 개를 올렸을 뿐인데 그 자료가 아직도 팔리고 있는 게 신기하다. 어디선가 다른 이의 이름을 달고 변모되었을 수많은 과제물을 생각하니 부끄럽구나. 워낙 오래된 자료이니 알아서 곧 사장되겠지 생각하고 놔뒀는데… 어쩐지 한 번씩 볼 때마다 들어오는 돈이 더 늘어나는 것 같기도;; 그 세계에서는 오래될 수록 표절을 들킬 위험이 적어서 더 가치를 발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듯. 이제는 정말 없애버릴 때가 온 것 같다. 하지만 귀찮다.